ZEB 최상위 인증 등급 ‘1+++’
IMT 기능 탑재 ‘의료 챔버’ 내놔
다목적 확장형 건축물 개발 추진

이솔테크의 모듈러 선별진료소. 사진: 이솔테크 제공

[대한경제=김민수 기자] “모듈러 주택을 시공하면서 가장 힘든 작업이 ‘기밀’ 확보였어요. 아무리 공장에서 모듈 박스를 다 감쌌다고 해도 자세히 보면 안팎의 간섭이 있었고, 현장 설치를 위해 도려내야 하는 부분이 자연적으로 발생해 결국 현장에서 다시 기밀 작업을 해야 했죠.”

최근 모듈러 주택 시공에 참여한 한 건설사 직원의 말이다.

모듈러 공법은 구조체를 포함해 건축 부재의 70% 이상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공사 현장에서 설치와 내·외장 마감 등만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전통적 콘크리트 타설 방식과 달리 공기 단축, 안전사고 예방, 건축 폐기물 및 탄소배출량 감축 등이 장점이다. 다만 구조접합을 통한 단열, 기밀, 방수 등은 모듈러 기술의 영원한 숙제다.

2012년 설립된 이솔테크(대표 송종운)는 우수한 기밀성은 물론 이로 인해 최상위 에너지 효율 등급의 모듈러 건축물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솔테크의 송종운 대표는 창업 이후 에너지 절약 하우스만을 고집하며 연구·개발(R&D)에 매진한 결과 이 같은 우수한 기밀성능을 갖춘 모듈러 제작 기술력을 갖췄다.

송 대표는 “이솔테크의 모듈러 건축물은 구조적 강도를 갖춘 것과 함께 건축의 최상위 기술인 모듈러 공법과 에너지 효율을 모두 갖춘 회사”라며 “이런 두 가지 장점을 모두 가진 회사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자신했다.

이솔테크는 구조 안전성과 에너지 효율, 모듈 패킹(Packing) 결합 등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일반적인 콘크리트와 달리 철골모듈러의 경우 철강재를 통해 열이 도는데, 기존 컨테이너처럼 철판만 이어 붙이지 않고, 단열재 6종을 겹겹이 쌓은 폭 30~90㎝ 크기의 패널을 볼트로 조립하는 방식으로 내ㆍ외부의 열교를 차단했다.

또 패널 안에 공기가 숨을 쉬고 내뱉을 수 있도록 해 하절기에는 시간당 0.12킬로와트(㎾), 동절기에는 0.34㎾의 전기만 사용할 정도로 에너지 효율이 좋다. 이솔테크의 모듈러 건축물은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최상위 인증등급인 ‘1+++’ 등급을 받았다. 제로에너지 수준의 기밀성을 갖췄다는 것은 모듈 접합 기술력의 우수성을 입증한다.

송종운 이솔테크 대표. 사진: 이솔테크 제공

이솔테크는 이러한 고효율·고기밀 모듈러 기술에 급·배기 선택 분리 환기, 공조 일체형 빌트인 시스템 등 정보의료기술(IMT) 기능을 탑재한 ‘모듈러 의료 챔버’를 개발했다. 이 의료 챔버는 검채 채취실(오염구역)의 환자로부터 발생한 비말(바이러스)이 효과적으로 배출되고 적정한 차입이 유지돼 의료진 검사실(청정구역)에서 검출되지 않는지 확인한 결과, 검채 채취실과 의료진 검사실 간 교차오염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솔테크는 오는 16~19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코리아빌드’에서 의료 챔버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이솔테크는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등 정부 부처의 연구개발(R&D) 과제에 참여했다. 에너지 효율을 갖춘 선별 진료소 내압 챔버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혁신 R&D 부분 어워즈 수상, 광주시 재난안전 신기술 장려상 등도 수상했다.

이솔테크는 다목적 확장형 모듈러 건축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 대표는 “평상시에는 일반 주택 등으로 쓰다가 코로나 등의 위기상황 발생 시 차압 모듈러로 용도 변경할 수 있는 다목적 확장형 모듈러 건축물을 목표로 한다”며 “가변형 커넥터로 다른 지역에서 흩어져 쓰다가도 가져와서 의료 시설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솔테크는 직원 10명 수준의 기업이지만, 지난해 코로나가 처음 터지고 나서 200%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올해 국내에서는 정부부처 및 지자체 사업에 집중하고, 해외에서는 주택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현재 한국 본사와 호주, 뉴질랜드에 지사를 두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는 최초로 모듈러 공법을 뉴질랜드에서 인증받았다.

김민수기자 kms@dnews.co.kr